뱃길을 한참이나 달려 도착한 섬엔 정말로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30분이면 한 바퀴를 다 도는 작은 섬은 산 중턱에 크게 지어진 펜션만이 유일하게 사람 손을 탔다. 인터넷은커녕 안테나도 터지지 않는 탓에 수도나 전기가 정상 작동하는 게 오히려 기적 같았다. 몇 달 묵은 먼지를 죄 청소하는 데에 이틀을 소모하고 나자 태원은 할 일이라곤 없어졌다. 부엌 장에...
"전치 4주 나왔어." "……." "1인실이 다 찼대서. 학교는 병가 내뒀고." 강이 맞은편의 빈 침대에 걸터앉으며 태원을 응시했다. 강을 눈에 띄게 경계하는 태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제 무릎 언저리에 시선을 둔 채 이리저리 배회했다. 강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 강이 짧게 한숨을 쉬며 말을 골랐다. "고은 누나는," "하지 마." 여태 입 다물고 있...
근 반년 만에 태원 혼자 다시 찾은 일식집은 그새 위화감이 더했다. 카운터에 대고 강의 이름을 대자 태원은 1번 룸으로 안내되었다. 휑한 느낌이 들 정도로 넓은 가운데 검은 테이블 위에 뽀얀 에피타이저가 정갈히 올라 있었다. 강은 무슨 의도로 여기까지 불렀을까. 강이 불렀다고 또 여기까지 쫓아온 나는 대체 무슨 얘기가 그렇게 하고 싶은 걸까. 태원은 이해가...
잘 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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