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님 보호자분." 먼발치에서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리자 강이 태원에게서 물러났다. 태원은 짧게 숨을 내쉬며 강의 손에서 미적지근하게 식은 커피를 집어갔다. 강이 발걸음을 돌려 간호사에게로 갔다. "환자분이 찾으세요." 간호사는 강을 두어 번 쳐다보고서야 돌아갔다. 강은 수현의 침대로 갔다. 수현은 수척한 눈으로 옆에 앉은 강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올려다...
중앙고는 1학년 수련회로 이른 시각부터 시끌벅적했다. "5반! 5반!!! 빨리 타!" 두 손을 확성기로 쓰는 태원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학생들이 한데 엉긴 곳을 향해 소리쳤다. 태원을 돌아보고 금세 자리 털고 일어난 여학생들이 쪼르르 달려왔다. "쌤 저희랑 맨 뒤에 앉아요!"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서글서글하게 웃는 학생 곁에 다른 학생이 두어 명 더 들러...
"이런 씨ㅂ, 비켜." "야, 그리고 너 몇살인데 자꾸 반말이냐." 현우의 길목을 가로막은 준영이 현우를 내려다본다. 현우는 입 다문 채 형형한 눈빛으로 노려본다. 비껴나가려는 걸음 마저 막아서는 준영의 행태에 현우는 충동적으로 준영의 멱살을 바짝 움켜쥐었다. "뭐. 어쩔 건데. 함 뜰까?" 현우는 순식간에 차오른 눈물을 참아내느라 시뻘게진 눈깔을 필사적으...
01. 김응수 "오야지." 응수는 개들에게 날고기를 주다 말고 뒤돌아본다. 두일을 수십 일 만에 봐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니 반가운 기색 따위가 있을 리 만무하다. 응수는 들고 있던 날고기 한 덩이를 두일에게 내민다. 핏물 축축한 고깃덩이 쥔 두일의 손이 불편해 꿈지럭거린다. 고깃덩이가 그 움직임 여실히 드러내며 번들거린다. "개새끼들 밥 주라." 응수는...
태원은 기철과 눈이 마주쳤으면서도 말없이 강에게로 시선이 돌아갔다. 태원이 작게 기침하자 강은 태원이 물고 있던 담배를 거두어갔다. 강은 앗아간 담배를 자신의 입술 사이에 물고 기철을 다시 응시했다. 태원의 입에선 타들어 가기만 하던 담배 연기가 이번에는 강의 숨을 닮아 나왔다. 기철은 그런 둘을 번갈아 봤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술 취한 머...
다음날 태원은 굳게 걸어 잠긴 보건실 앞에 서서 주위 복도를 두리번거리다 하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어디야?] 태원은 사라지지 않는 1을 한참이나 노려보다 맥이 풀려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고 쭈그려 앉았다. 어제 비록 업무 러쉬와 예정에 없던 기철의 난입 덕에 강의 답장을 고사하기는 했으나 기철과 함께 간 급식실에서 강은 이미 서넛의 여선생들에게 둘러싸...
잘 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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